출근 않고 재택근무 하면 정말 외로울까?

이예리 기자2019-07-1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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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930명 전원 원격근무’ 사무실 없는 美 회사

‘아, 출퇴근 안 하고 재택근무 하고 싶다.’ 출퇴근길 만원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생면부지의 남과 의도치 않게 몸을 밀착하고 있노라면 저절로 이런 생각이 듭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픈소스 블로그 서비스 워드프레스(WordPress)를 소유한 미국 IT기업 오토매틱(Automattic)사는 전 직원이 원격 근무를 하는 ‘오피스 프리(office free)’ 기업입니다. 한 공간에 모여 일을 처리하는 전통적 방식을 완전히 버린 이들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자유롭게 일하며 면대면으로 소통이 필요한 경우에만 직접 만납니다.

오토매틱 사 직원 케이트 허스튼(Cate Huston)씨는 최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회사 사람들은 이제 ‘사무실’이라는 단어를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케이트 허스튼 씨. 사진=Automattic
70여 개국에 흩어져 근무하는 오토매틱 직원 930명은 1년에 한 번 정기 모임을 가지며, 평소에는 집·개인사무실·카페 등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업무를 봅니다. 홈 오피스를 꾸미거나 개인 사무공간을 빌리는 데 드는 비용, 심지어 카페에서 일할 때 드는 음료값까지도 회사가 지원합니다.

이 모든 지원 비용을 합쳐도 대형 사무실을 운영하는 비용보다는 훨씬 저렴하다고 허스튼 씨는 말했습니다. 회사로서는 사무실 유지비를 절약할 수 있고 직원들로서는 출퇴근 시간도 아끼고 편안하게 일할 수 있어 일거양득인 셈입니다.

원격 근무라는 말은 아주 달콤하게 들릴 뿐더러 실제로 노사 양쪽에 이득 되는 점이 많지만 혹시 외롭지는 않을까요. 출퇴근 교통지옥에서 해방되고 아침마다 급히 몸단장할 필요도 없으니 처음에는 즐겁겠지만, 일하다 지칠 때 가볍게 푸념하고 서로의 고민도 들어 줄 동료가 옆에 없으면 빨리 지치지는 않을까요.

사진=Automattic
전문가들은 혼자 일하는 것이 직원의 정신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만 한 가지 경우에는 예외라고 말합니다. 바로 오토매틱처럼 조직 구성원 전원이 원격으로 근무하는 경우입니다. 다른 팀원들은 사무실에 모여 일하는데 나만 원격 근무를 하고 있다면 소외감이 들 뿐더러 중요한 정보를 공유 받지 못 해 손해를 볼 우려가 있지만, 조직원 모두가 원격으로 근무하며 메신저와 전화 등으로 소통한다면 문제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직원들에게 동질감과 소속감을 줄 수 있다면 원격 근무의 단점을 상쇄시키고 장점만 취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허스튼 씨는 “원격근무로도 충분히 소통할 수 있다. 우리 팀도 전 세계에 흩어져서 일 년에 한 번 모이는 사람들이지만 매일 의사소통을 활발히 하고 있고 동료의식 또한 뚜렷하다”고 자평했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