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속 잠자는 사진으로 ‘용돈’ 벌어요”

김가영 기자2019-06-1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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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카메라로 사진 찍는 게 취미예요. 잘 나온 사진을 올려서 수익을 조금씩 얻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대학생·사회초년생 재테크를 주제로 하는 유튜버 ‘티끌모아한솔’이 직접 찍은 사진으로 돈 버는 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사진 공유 플랫폼에 125장의 사진을 업로드했고 38건이 다운로드되어 1만9000원 수익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 영상은 5월 3일 기준 조회수 22만 회를 기록하며 눈길을 끌었다.

유튜버가 이용한 서비스는 ‘크라우드픽’. 직접 찍은 사진을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1장 당 500원(일러트스 파일은 1000원)에 판매되며 현재는 수수료를 떼어가지 않아 판매 수익의 100%가 작가에게 돌아간다.

재산권 침해 등 법적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내부에서 심사 절차를 거친다. 약관을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법적 분쟁 책임은 작가와 이용자에게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 사진 실력 남달라… 그 사진에 가치 더하고 싶어
심상우 대표/잡화점
심상우 크라우드픽 대표(34)는 2015년 김규홍 개발자(29), 신동이 디자이너(30)와 함께 창업에 뛰어들었다. 세 사람은 두 차례 창업 실패를 겪고 2017년 크라우드픽을 만들었다.

심 대표는 “창업을 하면서 콘텐츠 만들 일이 많았다. 그런데 기존 스톡 사진 서비스는 너무 비싸기도 하고 외국 사진이 대부분이라 사진을 고르는데 불편함이 많았다”라며 창업 계기를 밝혔다.

심상우 대표/잡화점
크라우드픽에서 활동하는 작가는 약 2만 4000명,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은 약 40만 장, 누적 거래수는 약 7만 건(5월 3일 기준)이다. 개인 블로거나 유튜버들도 저작권 대한 경각심 높아져 직접 찍거나 구매한 사진을 주로 쓴다.

사진을 찍어 올리는 모든 이에게 ‘작가’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붙지만 비전문가도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심 대표는 “작가들이 성취감을 느끼는 것 같아 뿌듯하다. 첫 번째 성취감은 ‘내가 찍은 사진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다’는 거고 두 번째는 소소하지만 금전적인 성취를 얻는 거다”라고 말했다.

꾸준히 활동하는 작가들의 수익을 묻자 “월 십몇 만 원에서 많게는 삼십만 원대까지도 벌어가시는 분들이 있다”라고 밝혔다.

기자가 크라우드픽에서 구매한 사진. @beerbolt
주의할 점도 있다. 심 대표는 “저희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사진은 저작권이 없는 사진이 아니다.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다. 가끔 그 이미지를 재배포 하시는 분들이 있다. ‘내가 샀으니까 내 이미지’라는 게 아니라 1회 이용권을 구매한 것으로 이해해달라”라고 당부했다.

성인사이트 광고에 인물 사진을 사용하는 등 인격을 훼손할 수 있는 경우에도 사용을 제한한다.

2015년부터 한 집에 살며 투잡까지… 지금은?
'스타트업스코리아' 유튜브 영상 캡처
심상우 대표, 김규홍 개발자, 신동이 디자이너는 지난 2015년 인하대 후문 근처 월세방에 함께 살며 창업을 시작했다.

과거 가공식품 라벨 해석 서비스, 호텔 패키지 상품 정보제공 서비스를 운영했지만 실패했다. 그러다 2017년부터 크라우드픽 서비스를 만들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두 차례의 창업 실패를 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개발자와 디자이너는 각각 회사에 취업했고 심상우 씨는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며 생활비를 마련했다. 이들은 퇴근 후 집에서 만나 크라우드픽을 만들었다.

심상우 대표/잡화점
심 대표는 “2017년도 중반부터는 투자도 받고 사무실 지원도 받아서 생활이 나아졌다. 지금은 따로 살고 있고 서비스도 많이 발전됐다”면서 감회를 전했다.

현재 크라우드픽은 수많은 과제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수수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수익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이에 대해 심 대표는 “공모전 사업 등 다양하게 구상·시도해보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일부 유튜버, 블로거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사진 심사가 밀려 있다. 그는 “최근 입소문을 타면서 올라온 사진의 양이 많아졌다. 원래 며칠 내에 사진 심사가 이루어지는데 요즘은 2주 이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고 대충할 수는 없다. 그러면 고객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잠을 못 자고 사진을 심사하고 있는데 몸은 피곤하지만 많이 사랑해주셔서 행복하게 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가영 기자 kimga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