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최고 부자’ 손정의 회장의 ‘은밀한 돈 쓰는 습관’

최현정 기자2019-01-0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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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들이 밝힌 손 회장의 “알려지지 않은 금전철학”
사진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손정의(孫正義‧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은 가난한 재일교포 집안에 태어나 혼자 힘으로 사업을 일궈 현재 일본 최고의 부자가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손 회장이 태어났을 때 가족들은 일본 규슈의 사가현에서 무허가 판잣집에 살고 있었다.

그런 그가 포브스가 2018년 발표한 ‘일본인 부자 랭킹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포브스에 따르면, 그의 총 자산은 약 2조2900억 엔(한화로 약 23조 8180억 원)이라고 한다. 1994년 기업공개 당시 약 2000억 엔(약 2조 802억 원)이었던 손 회장의 자산은 10배 이상 부풀어 오른 것.  

최근 일본 잡지 현대비즈니스는 전 부하 직원, 관계자, 친지들의 증언을 토대로 손정의 회장의 ‘알려지지 않은 금전 철학(知られざる金銭哲学)’을 소개했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만 원도 안 되는 식사 혼밥 
한 대형 금융기관 간부는 1994년 당시 기업 공개로 하룻밤에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손 회장이 역 앞 중국집에서 1000엔(약 1만 원)도 안 하는 정식을 먹는 모습을 봤다고 증언했다.

“도쿄 고탄다역 앞 대중적인 중국요릿집에 갔는데, 손 씨가 거기서 혼자 1000엔도 하지 않는 정식을 먹고 있었다. 다 먹고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더니 내고 나갔다.”

기업 공개 후 손 회장은 30만엔 정도의 골프 클럽을 새로 장만했을 뿐, 그 외에는 큰 쇼핑을 하지 않았다고 그는 전했다.

“실적을 올린 직원에게 자신의 보유주식을 증여하는 특별보장제도를 시작했다. 요약하면 자기 돈을 직원들에게 나눠줘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을 썼다. 이 사람은 보통 부자가 아니다. 어쩌면 이렇게 돈을 쓸까 이상했다.”

소프트뱅크 사장실 실장 출신으로 현재는 영어 사업체 토라이즈(TORAIZ)를 운영하는 미키 유우신(三木雄信) 씨는 손 회장이 쇼핑에 전혀 돈을 쓰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전투복인 정장을 살 때만 그렇다.

“제가 가까이서 봤을 때 손 회장은 ‘긴자영국집(銀座英国屋)’ 정장을 입고 있었다. 한 벌에 적어도 100만엔(약 1000만 원) 이하는 아닌 만큼 고급스러웠다.”

이 양복점은 각계의 톱 리더들이 찾는 맞춤 정장 숍이다. 한 벌에 200만엔(약 2000만 원) 이상 가는 초일류급 정장을 판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미슐랭 식당보다 돈가스 
미키 씨는 다만, 평상복에 있어선 무관심하다고 전했다. 거래처에서 판촉용으로 나눠준 셔츠나 가방을 들고 다닌다는 것. 중요한 회의에 넥타이를 매지 않고 나타나 그의 넥타이를 빌려 간 적도 있었다고.

“손 회장 자신은 패션센스가 없다고 공언하지만, 애초에 옷 욕심이 없다. 그러니 센스가 있을 리가 있나.”

하물며 고급 시계도 차지 않는다. 과거 소프트뱅크와 거래한 업체 관계자는 “예전에 세이코의 10만 엔(100만 원) 대 시계를 차고 다니더라. 수명이 다할 때까지 계속 사용하는 것 같았다”라고 전했다. 그의 자산을 생각하면 상당히 저렴한 소비다.

음식은 어떨까. 미식가 부자라면 일 인당 10만 엔(100만 원) 넘는 초고급 횟집에 가거나 회원제 레스토랑을 다닐 것 같다. 글로벌한 사업가라면 더욱더 그렇다. 하지만 여기서도 의외의 모습이 목격된다.

“요인과 회식할 때는 고급 요리집이나 아크힐스(도쿄 미나토구)의 회원제 클럽 등을 이용하지만, 평소에는 상장사 사장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것만 먹었다. 편의점 도시락이나 규동을 배달해 먹었다.”

미키 씨는 아사쿠사에 50종 이상의 돈가스를 내는 ‘카츠요시’라는 집이 있는데, 사원 2~3명을 데리고 먹으러 가곤 했다고 회상했다. 손 회장은 “단지 비싸고 맛있는 거라면 얼마든지 먹을 수 있으니까 관심 없어. 그것보다 돈가스 50종류를 제패하는 편이 더 가치 있다”라고 말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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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머신 위에서 회의 
손 회장이 좋아하는 요리는 고기와 중국 요리인데, 그중에서도 중화덮밥과 마파 덮밥을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고급 중국요리점에 가도 중화덮밥을 주문해서 가게에서 난처해했다고. 그런 식생활이라 사장 전속 중국 셰프를 계획한 적도 있다고 한다.

다만, 손 회장이 건강에는 남달리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3개월에 한 번은 치과에 가서 치아 건강 상태를 체크한다. 건강한 치아가 건강의 바로미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비타민을 골고루 섭취하고, 프랑스산 생수를 즐겨 마신 것도 같은 이유다.

미키 씨는 “다소 이상한 광경일지 모르지만 회의실에 러닝머신을 두고 달리며 회의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회의가 끝나면 땀 냄새가 나니까 비서가 청량 스프레이를 뿌렸다. 중화덮밥을 즐겨 먹고 있던 것도, 야채를 잘 먹어야 하기 때문에 야채 가득 한 음식인 중화 덮밥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

덧붙여서 담배는 피우지 않고, 술은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까 유흥주점을 찾아다니지도 않는다.” (소프트뱅크 전 간부)

의식주(衣食住) 중 ‘주’에 대해서는, ‘의식’과 달리 손 회장의 엉뚱한 금전 감각이 엿보인다. 예를 들어 자택은, 토지비를 포함한 건설비가 60억 엔(약 626억 원)이라고 할 정도로 저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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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택 뜰에는 골프 벙커가 
자택은 구 미쓰비시 재벌의 이와사키 저택이 있는 언덕 위 도쿄 굴지의 고급 주택가에 있다. 입구에는 경비원이 24시간 상주하고 있다.

나루케마코토 전 일본 마이크로소프트 대표는 손 회장의 자택을 방문했을 일을 이렇게 말한다.

“빌 게이츠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함께 갔는데 들어가 보면 집이라기 보단 영빈관이다. 일본식 방이 40실정도 있을 정도로 거대했다. 샴페인 잔을 들고 100명 정도가 파티할 수 있는 선룸도 있었다. 가족끼리 사는 용도는 아니다. 마당에는 손 씨의 취미인 골프 연습을 위한 벙커가 설치돼 있었다.”

미키 씨도 “예전에는 매일 밤 이곳에서 원라운드를 하고 아침엔 사우나에서 깔끔하게 목욕했다”라고 말했다. 한 소프트뱅크 전 간부는 “손 회장의 골프 솜씨는 상당하며 90년대 초반에는 퍼플레이를 이뤘고 이미 홀인원도 달성했다”라고 말했다.  

사진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집이나 별장에 돈을 쓰는 진짜 이유 
뿐만 아니라, 가나가와 현 하코네 마치 센고쿠하라. 닛산, 캐논, 코마쓰 등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의 휴양소가 줄 선 ‘휴양소 긴자’ 일각에 부지 면적 6000㎡의 별장을 산 적도 있다. 가격은 2~3억 엔(약 21억 원~31억 원) 상당의 고급 별장이다. 별장은 지상 2층, 지하 1층 약 2300㎡ 연면적이며, 노천탕까지 있다고.

그 외에도 손 회장은 일본 곳곳에 별장을 두고 있다고 한다.

의식(衣食)에는 놀랄 만큼 돈을 쓰지 않더라도 집이나 별장에 수십억 원 단위로 돈을 쓰는 건 왜일까.

“손 씨는 부자로서 돈을 쓰고 노는 일에는 관심이 없는 반면, 가족을 소중히 하는 마음이 남보다 크다. 또한 오너 사장이란 자사주를 좀처럼 팔지 않기에 의외로 현금 흐름이 없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가족을 위해 남길 것은 현물로 집과 별장에 돈을 걸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예전엔 여름이 되면 부인, 두 딸을 데리고 유럽 등지에서 휴가를 보냈지만 너무 바빠진 지금은 그것도 할 수 없는 것이다. 별장이 있으면 가족과 놀러 갈 수 있다.”(손 회장을 잘 아는 측근)

미키 씨는 손 회장의 가장 큰 취미는 ‘일’이기에, 좋아하는 일을 위해 포크와 나이프로 천천히 먹어야 하는 요리는 쳐다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단번에 먹을 수 있는 덮밥과 햄버거로 끝낸다. 부를 과시하기 위한 명품이나 사치스러운 취미는 시간도 걸리고, 그는 자신이 시작한 일을 통해 세상을 놀라게 할 때나, 사회를 더 좋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되는 순간, 뭣보다 기쁨을 느낀다. 그게 손정의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