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키워 ‘12조 원’에 판 스타 기업가, 사기죄 피소…왜?

이예리 기자2018-12-28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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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University of Cambridge Judge Business School' 채널 영상 캡처
맨손으로 시작한 스타트업 회사를 크게 키워 117억(약 12조 원)에 매각해 입지적 인물로 떠오른 영국 기업가 마이크 린치(Mike Lynch)가 최근 미국 사법부로부터 사기죄로 고소당했습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IT업계에 뛰어든 린치는 1996년 소프트웨어 기업 오토노미(Autonomy Corporation)을 공동 창업했습니다. 이후 그는 CEO로 재임하며 기업을 키워 나갔고 2011년 컴퓨터 제조·판매회사 휴렛팩커드(Hewlett-Packard)에 오토노미를 매각했습니다.

사명이 HP오토노미로 변경된 뒤에도 린치는 계속 경영에 참여했지만 매각 1년 뒤인 2012년 휴렛팩커드는 실적 부진을 이유로 그를 해고했습니다. 이후 휴렛팩커드는 오토노미의 실제 기업가치는 88억 달러였으나 린치가 장부조작 등 부당한 방법으로 가치를 부풀려 자신들과 거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린치와 경영부사장 스테판 챔벌레인(Stephen Chamberlain)은 14건의 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 11월 29일 기소됐습니다. 만약 유죄가 인정되면 린치는 25만 달러를 보상금으로 물고 20년 간 감옥에서 복역해야 합니다. 오토노미 사의 전직 재무책임자 수쇼반 후세인(Sushovan Hussain)은 지난 4월 사기혐의 유죄를 선고 받고 항소 중입니다.

린치 측 변호인은 지난 11월 온라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Business Insider)에 보낸 공개성명을 통해 “마이크 린치는 맨손으로 회사를 키워 전 세계 여러 회사와 정부기관에 도움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사업가다. 오토노미 사는 부정을 저지르지 않았으며, 휴렛팩커드 사는 인수합병에서 실패한 전적이 많다. 그들은 마이크 린치를 희생양으로 삼아 자신들의 실패를 오토노미에 뒤집어 씌우려는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악재 속에서 린치는 12월 2일 영국 왕립 사회자문위원회 고문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사임한 이유를 명백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미국에서 사기죄로 기소된 사건이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