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욤뽀짝’ 캐릭터 꾸미기 어플 ‘나의 최애캐’ 제작자의 최애는?

잡화점2018-11-2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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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귀욤뽀짝한 캐릭터가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도배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등장한 이 캐릭터의 출처는 바로 ‘나의 최애캐’! 쉽게 말하자면 옷 입히기 게임입니다. 피부색부터 눈썹, 얼굴, 헤어스타일,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조합해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습니다.

기획자 홍이경(왼쪽)님과 디자이너 조혜리(오른쪽)님 사진: 0.1% 제공
출시 첫 주 만에 모바일 스토어 상위권에 진입한 이 게임은 캐릭터 IP 회사 ‘0.1%’의 첫 작품입니다. 0.1%의 기획자 홍이경(25)와 디자이너 조혜리(26) 님을 만나 나의 최애캐의 A부터 Z까지 파헤쳐 봤습니다.

- 두 분의 최애(가장 좋아하는 멤버)가 누구인지 안 물어볼 수가 없을 것 같아요.

“‘대표님’이라고 말해도 돼요? 대표님이라고 할게요.(웃음)” (홍)
“그럼 저는 부모님으로 하겠습니다.” (조)

홍 기획자와 조 디자이너는 첫 질문부터 재치 있게 받아치며 인터뷰를 이어나갔습니다. 철저한 비밀인 걸까요?

- 나의 최애캐는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요? 처음 개발했을 때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학생 때 언더그라운드에서 아이돌을 그리는 게 유행했어요. 그런데 똑같이 그리지 않고 다른 옷을 입힌다든가 꾸며서 그리는 거죠. 저도 최애를 많이 그리곤 했어요. 비주류에서만 그런 문화를 이어나가기보다는 사람들이 직접 꾸며보고 그걸 오픈된 공간에서 보여주면 어떨까 싶었어요. 그런 생각을 게임으로 만들다 보니까 ‘나의 최애캐’가 만들어지게 된 거죠.” (홍)

“어릴 때 옷 입히기 게임이나 아바타 스티커처럼 마음대로 꾸미는 걸 꽤 좋아했던 것 같아요. 다이어리에 붙이기도 했었어요. 그리고 애니메이션, 영화 등 시청각 자료들은 다 좋아했어요. 지금 보면 그런 게 도움이 많이 됐죠. 생각나는 건 직접 그리고 지인이나 팬분들이 원하는 것들이 있으면 반영해서 그려요.” (조)

조 디자이너는 ‘이렇게 빨리 흥행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지인이 카톡 프로필을 최애캐로 설정할 때 그 인기를 실감했다’고 말했습니다.

- 흥행 비결을 들을 수 있을까요?

“스토어에 옷 입히기 게임이 굉장히 많아요. 비슷한 게임들과 경쟁하려면 바이럴 마케팅이 필수라 생각했어요. 해시태그를 전면에 내세운 게 그런 이유에요. 직접 만든 최애캐를 SNS 등 여러 공간에 공유하게끔 했고, 그 덕에 초반에 입소문을 빨리 탔어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까지 계속 상위권에 머무르는 것 같아요." (홍)

나의 최애캐(oppadoll)로 만든 EXO(왼쪽) 방탄소년단(오른쪽). 사진 출처: 인스타그램 (@kpop_srbija_price)
나의 최애캐(oppadoll)로 만든 옹성우 사진 출처: 인스타그램(ongnojam11)
나의 최애캐(unniedoll)로 만든 아이유. 사진 출처: 인스타그램(@_hai_1311)
유저들은 나의 최애캐를 통해 아이돌부터 웹툰 캐릭터, 드라마 주인공 등 자신이 좋아한다면 실존 인물이든 가상 캐릭터든 가리지 않고 만들어냅니다. 또한 특정 인물이나 캐릭터를 참고하지 않고 자캐(자작 캐릭터)를 만들어 역할 놀이를 하는 콘텐츠도 생겨났습니다. 인스타그램에 #oppadoll을 검색하면 15000건 이상의 게시물이 있을 정도입니다.

홍 기획자는 "'나의 최애캐'는 유저가 만들고, 유저가 키운 게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저가 적극적으로 공유함으로써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더더욱 유저들의 의견을 경청하려고 노력한다는데요.

“스토어 리뷰와 인스타 게시물을 다 봐요. 많은 유저들이 ‘이런 아이템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면 최대한 반영해서 만들려고 해요.” (홍)

- 남자 캐릭터 버전에는 여자 옷도 종종 보여요.

“‘어떻게 남자, 여자 캐릭터라고 해서 한정된 스타일만 입냐’는 의견이 많았거든요. 남자 옷, 여자 옷 구분 짓지 말고 제공해달라는 의견이 있어서 많은 이용자가 만족할 수 있게끔 다양한 옷을 보여주고 있어요.” (홍)

- 요즘엔 어떤 요구가 있나요?

“요즘은 더 디테일해요. 눈 색상, 의상 색상 변경을 가능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요.” (조)
“그리고 남자 캐릭터 버전(oppadoll)과 여자 캐릭터 버전(unniedoll)을 합쳐달라는 의견도 많아서 고민하고 있어요.” (홍)

홍 기획자는 ‘너무 많은 선택지가 있어도 유저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며 ‘유저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되 이용에 어려움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타협점을 찾아 업데이트 해왔다’고 합니다.



사진 출처: 0.1% 제공
나의 최애캐를 제작한 0.1%는 게임 회사답게 젊은 느낌이 물씬 풍겼습니다. 회사 곳곳에 귀여운 인형이 놓여 있는가 하면 사장실에는 안마의자도 있습니다. 기획자는 ‘회사 분위기가 마치 동아리 같다’며 ‘대표님이 계실 때도 안마의자에 앉아 쉴 수 있을 만큼 편안한 환경’이라 설명했습니다.

0.1%는 대표님부터 30대 초반의 젊은 사장입니다. 직원도 모두 20대입니다. 심지어 스무 살 직원도 있습니다.

- 젊은 사람들이 모인 만큼 장점이 많을 거 같아요.

“일이 안 풀리면 누워 있다가 다시 일할 수 있어요. 분위기 자체가 편하고 자유로워서요. 나이대가 비슷해서 그런지 다들 친하게 지내요. 작업할 때 노래를 틀어놓기도 하고요.” (조)

“서로를 닉네임으로 부르는 문화가 있어요. 저는 ‘비’인데 좋아하는 호주 드라마의 주인공 이름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닉네임이 있어도 한참 어린 친구가 그냥 ‘야야’하면서 반말을 쓰기도 해요.” (홍)

- 일하면서 힘든 적은 없었나요?

"디자이너가 저 혼자라 한창 시작할 때 반복 작업이 많아서 힘들었죠. 그래도 흥행이 잘 됐고 팬아트를 받았을 때 보람 있었어요. 특히 팬아트는 같이 그림 그리는 사람들이라서인지 더 찡하더라고요. 애니메이션도 넣고 싶은데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못한 게 아쉬워요. 나중에 앱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면 유저들의 의견을 좀 더 많이 반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조)

- 스타트업이나 게임업계를 준비하시는 분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작게 시작해도 크게 성공할 수 있습니다. 파이팅 하세요!” (홍)

“디자인은 혼자서 많은 일을 수행해야 해서 힘들기는 해요. 무리하지 않되 작은 자신만의 개성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 작은 차이가 되게 크다고 봅니다. 자신만의 개성을 그림에 녹여내면 그게 아이콘이 될 수 있거든요. 그리고 게임 분야에서 일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조)

기획·제작 동아닷컴 인턴기자 김나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