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5세 ‘젊은 피’ 넣어드립니다” 논란 만든 美 스타트업

이예리 기자2018-11-1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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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투르 드 프랑스 사상 최초 7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사이클 선수 랜스 암스트롱. 1990년대 '미국의 영웅'으로 불리던 그는 '혈액 도핑'이 적발돼 왕좌에서 추락했습니다. 암스트롱은 경기 전 자가수혈이나 약물로 적혈구 수를 늘려 운동능력 향상 효과를 노렸습니다.

암스트롱의 사례처럼 세간에는 건강한 피를 몸에 넣으면 몸이 좋아진다는, 일명 '회춘 치료'에 대한 믿음이 있습니다. 마치 중세 시대 흡혈귀 전설처럼 들리는 말이지만 회춘 치료는 과학자들도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입니다. 최근 미국에서 논란을 일으킨 스타트업 ‘암브로시아 메디컬(Ambrosia Medical)’ 설립자 제시 카마진(Jesse Karmazin)은 이에 착안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리스 신들이 먹는다는 음식 ‘암브로시아’에서 회사 이름을 따 온 카마진은 올해 가을 뉴욕시티에 클리닉을 열었습니다. 그는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와의 인터뷰에서 “나이 든 고객의 혈관에 젊은 혈액기증자들의 신선한 피를 채움으로써 노화를 극복하고 신체 장기를 되살릴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젊은 사람의 피를 나이 든 고객에게 수혈하는 것 자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합법적 행위입니다.

카마진은 2017년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매우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고 말했으나 구체적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임상시험에는 35세부터 92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지원자 81명이 참여했으며 이들은 각 8000달러(약 900만원)을 참가비로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900만 원 내고 산 ‘젊은 피’…효과는 미지수

캘리포니아대학교 이리나 콘보이(Irina Conboy) 교수 연구팀은 2005년 젊은 쥐와 늙은 쥐의 혈관을 연결(개체결합·parabiosis)하자 늙은 쥐의 건강이 좋아졌다는 실험 결과로 주목받았습니다. 이들은 정말 혈액이 '회춘'의 열쇠를 쥐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2016년 혈관 연결 없이 혈액만 주사하는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연구팀은 “젊은 쥐의 피를 수혈하자 늙은 쥐의 근육조직 상태가 다소 좋아졌으나 노화된 뇌 신경이 회복되지는 않았다”며 노화에는 혈액 외의 다른 요소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2014년 뇌과학자 토니 위스 코리(Tony Wyss-Coray)역시 “(수혈이 노화를 근본적으로 막아준다는) 임상증거는 아직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귀중한 혈액을 응급의료용이 아닌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데 대한 반감, 젊음까지 돈으로 살 수 있는 시대가 되면 돈과 권력을 갖지 못한 이들은 더욱 더 소외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지만 암브로시아 메디컬 측은 “수혈 문의가 일주일에 100여 건 들어왔다”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현재 암브로시아 메디컬은 ‘수혈 시술’이 가능한 뉴욕 시내 병원들과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