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심 유발? 해마다 전국민 수입 공개하는 나라

이예리 기자2018-11-1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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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저 사람 연봉은 얼마일까?”, “세금은 얼마나 냈을까?” 궁금하지만 쉽게 물어볼 수 없는 질문입니다. 친구 사이에도 재정 문제를 구체적으로 묻는 건 실례일 수 있죠. 하지만 매 해마다 전국민의 과세소득 장부를 만천하에 공개하는 나라가 있습니다.

해마다 11월 1일이 되면 핀란드 헬싱키 국세청 앞에는 캄캄한 새벽부터 기자들이 줄을 섭니다. 8시에 공개되는 ‘정보’를 누구보다 빨리 손에 넣기 위해서입니다. 핀란드 사람들은 최근 어떤 소셜미디어 스타가 파산했는지, 어느 기업가가 회사를 팔았는지, 세금을 제 때 안 낸 갑부는 누구인지 등을 당사자 동의 없이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일반인 정보도 공개됩니다. 국세청에 방문 혹은 전화로 신청하면 자료를 열람할 수 있으며 각 지역 세무서에 설치된 단말기로도 조회 가능합니다.



‘장부? 공개해도 상관없어요, 난 정직하니까’
‘질투의 날(National Jealousy Day)’이라고도 불리는 이 날은 하루 종일 세금과 부자들 이야기가 입길에 오르내립니다. 헬싱키 알토 대학 철학교수 에사 사리넨(Esa Saarinen)은 이를 ‘긍정적 가십’이라 평했습니다.

핀란드는 왜 전 국민의 소득을 공개하는 걸까요. 작가 겸 언론인 로만 샤츠(Roman Schatz·58)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핀란드인들이 스스로의 정직성을 확인하고 만족하기 위한 행사”라고 풀이했습니다. 그는 “다만 공개범위가 한정적이라 비과세소득은 공개되지 않을 수 있다. 사람들이 ‘로만 샤츠가 학교 선생님보다 과세소득이 적은데?’라고 말하는 걸 들으면 매번 웃음이 난다”고 덧붙였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주변 사람들 재정상태를 손바닥 들여다보듯 알 수 있는 ‘질투심의 날’을 핀란드 국민들은 어떻게 여기고 있을까요. 정직성을 중요시하는 핀란드 국민성을 잘 보여주는 제도라는 긍정적 의견도 있지만 시민들 간 시기심을 조장하고 민감한 개인정보를 허술하게 취급하는 제도이니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도 큽니다.

핀란드 현지 방송 ‘Yle Uutiset’은 “다른 나라 사람들이 보기에는 ‘경제적 관음증 축제’처럼 보이겠지만 핀란드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국가적 이벤트”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