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비행기 조종사, 엔진 고장나자 ‘고속도로’에 착륙시켜 참사 막아

이예리 기자2018-10-2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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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케리 데커 씨 페이스북
미국의 25세 경비행기 조종사가 뛰어난 판단력과 침착함으로 대형 참사를 막았습니다.

비행기 조종 강사 라이언 무노(Ryan Muno·25)씨는 10월 19일 아침 학생(35) 한 명을 태우고 비행 강습을 위해 이륙했습니다. 그는 캘리포니아주 엘 카혼(El Cajon)시의 길레스피 필드 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지만 도착 지점을 3km 정도 남겨두고 엔진에 이상이 생겼습니다. 비상착륙이 불가피했지만 도심 상공이라 주변에 마땅히 내릴 곳이 없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큰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 I-8 고속도로를 발견한 라이언 씨는 침착하게 착륙을 준비했습니다. 그는 착륙할 차선을 정하고 천천히 속도를 줄이며 내려왔습니다. 달리던 차들은 머리 위에서 비행기가 내려오는 걸 보고 깜짝 놀라 길을 터 주었습니다.

경비행기는 차선분리대나 전선 등 주변 사물을 전혀 건드리지 않고 매끄럽게 길 위에 내려 앉았습니다. 도로 위 운전자들은 물론 조종사와 학생도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습니다.



사진=ABC뉴스 방송화면
당시 상황을 목격한 운전자 케리 데커(Keri Decker)씨는 “마법 같은 순간이었습니다. 조종사가 차들 사이로 사뿐히 착륙하는 기술도 놀라웠고 고속도로 위 운전자들이 합심해서 비행기가 착륙할 공간을 만들어 준 것도 대단했어요”라고 NBC에 말했습니다. 케리 씨가 공개한 당시 동영상은 18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대학교 시절 야구선수로 활동하던 라이언 씨. 사진= 샌디에이고 주립대학 운동부 통합 사이트 '고 아즈텍' (goaztecs.com)
조종사 라이언 씨는 쏟아지는 관심에도 “작은 기적이 일어난 것”이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샌디에이고 주립대학 야구선수였던 그는 프로 진출 계획을 세웠을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부상 때문에 꿈을 접어야 했습니다. 절망하지 않고 조종사로 진로를 바꾼 라이언 씨는 부단히 노력해 비행 교습 강사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라이언 씨의 어머니 켈리 무노(Kelly Muno) 씨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속도로에 비행기를 착륙시켰다는 소식을 듣고 ‘오 신이시여!’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어요. 현명한 판단을 내린 아들이 정말로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미국 연방항공청은 문제를 일으킨 경비행기를 옮겨 조사 중입니다. 이 기체는 1979년 파이퍼 사에서 만든 PA-28-161모델로 비행 교습이나 에어택시, 혹은 개인 비행용으로 쓰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