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목日日日…그 회사, 오늘은 ‘놀금’?

황지혜 기자2018-07-2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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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게임즈 홈페이
7월 27일 금요일. 여느 기업들에게는 다른 날과 다를 바 없는 근무일이지만 카카오게임즈의 직원들에게 이날은 노는 금요일, ‘놀금’이다. 주 5일제 근무 도입과 함께 찾아온 ‘놀토(노는 토요일)’가 주 52시간 근무제의 도입에 발맞춰 이제는 금요일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놀금 제도는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전사적으로 휴무를 갖는 것으로, 7월 마지막 주 금요일인 이날 첫 시행됐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 계획 있는 주말’을 지향하며 목요일 밤부터 일요일까지 직원들에게 긴 주말을 선물한다는 취지다. 충분한 휴식이 병행될 때 근로자의 노동생산성이 증가한다는 수많은 연구 결과를 볼 때, 카카오게임즈가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 충분히 이해 가능하다.

아직 카카오게임즈의 놀금은 한달에 한 번 돌아오는 주4일 근무일뿐이지만 세계적으로 주4일 근무제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는 추세다. 최근에는 뉴질랜드의 신탁회사 ‘퍼페추얼 가디언’이 전격적인 주4일 근무 실험을 도입,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 큰 화제가 됐다.

회사 창업자이자 대표인 앤드류 반스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실험은 올해 3~4월 2개월간 △주4일 근무 △근무시간 주40시간에서 32시간으로 단축 △급여 삭감 없음 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에서 진행됐다.

앤드류 반스 퍼페추얼 가디언 대표. 사진=퍼페추얼 가디언 홈페이지
실험 성과를 평가한 오클랜드공대 재러드 하르 교수팀과 오클랜드 경영대학원의 헬렌 딜레이니 박사팀은 직원들의 워라밸(일과 삶 균형) 만족도가 78%로 조사돼 지난해 11월(54%) 보다 크게 나아졌다고 밝혔다. 직원 스트레스지수는 45%에서 38%로 7%p 줄었고, 생산성 지표는 평균 20%p가량 올랐다. 근무 시간 안에 맡은 업무를 끝내기 위해 직원들은 스스로 업무 방식을 혁신하거나 불필요한 딴짓도 줄이는 등 업무 생산성이 크게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반스 대표는 NYT, CNN 등 언론에 “직원들의 만족감과 충성도가 높아졌고 생산성은 전혀 감소하지 않았다”면서 여지껏 왜 업무 시간에 연연했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하기까지 했다.

중국 역시 주4일 근무에 대한 고려를 시작하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 산하 재경전략연구원과 관광연구센터는 지난 13일 ‘레저 그린북: 2017~2018년 중국 레저 발전보고서’를 통해 “2030년부터 주4일 근무와 3일 휴식제 도입을 권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다른 지역에 비해 경제 수준이 높은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2025년 선제적으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은 중국 국무부 최대의 싱크탱크이자 정책자문·연구기관이다.)

국내에서도 개별 기업 뿐 아니라 공공기관 차원에서 이 같은 움직임이 있다. 경북도는 워라밸과 일자리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지난해 전국 최초로 5개 출자출연 기관에서 시범 운영하던 주4일제를 올해 하반기부터 24개 기관에 확대 도입한다. 물론 일괄적으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쉬는 것은 아니다. 전문 기관의 연구를 기반으로 각 기관들의 실정에 맞는 근무 모델을 확립하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나 공공기관에서 시행된 주4일제가 지역 일부 민간기업으로도 번지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다만 주4일제를 고려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무조건적인 시행에 앞서 각 업종 특성과 상황에 맞춘 모델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선제 될 필요가 있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