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넘는 연봉’ 일본서 뜨는 배아 배양사…쟁탈전까지

최현정 기자2018-07-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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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우리나라처럼 불임과 저출생이 사회문화가 된 일본에서 불임은 더 이상 의료 영역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영역입니다.

일본 산부인과 학회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열린 불임치료 건수는 42만 4151건입니다. 의료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건당 약 40~50만엔(한화로 약 403만 원~504만 원) 전후의 비용이 드는데, 치료 건수와 비용을 단순하게 계산하면 약 1700억엔~2000억엔(약 1조 7152억 8300만 원~1조 8161억 8200만 원) 이라는 엄청난 시장 규모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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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담당자가 ‘배아 배양사’입니다. 배아 배양사는 체외수정 과정에서 정자를 난자에 주입하는 수정 작업을 하는 의료 기술자입니다. 현미경을 보며 주사로 작업하는데, 이 사람들의 손기술에 따라 임신 성공이 좌우됩니다.

최근 일본 주간 다이아몬드는 불임 치료의 최전선에서 전투 중인 배아 배양사를 둘러싼 실태를 보도하며, 연 수입 2000만엔(약 2억 180만 원) 이상 되는 유망직종이라고 전했습니다.

원래는 이 영역은 의사가 직접 담당했지만, 30년 전부터 불임 치료 수요가 증가하면서 세포 생리학에 정통한 임상 병리사에게 생식 보조 의료를 맡긴 것이 시초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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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에 정자를 직접 주입하는 현미경 수정은 뛰어난 손기술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인간보다는 인공 생식 기술이 발달한 축산 분야의 인재들이 여기에 뛰어들었습니다. 최근 일본 대학 농학부에는 여학생의 비율이 높아졌는데 이중에는 배아 배양사를 목표로 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불임클리닉이 많은 도시에서는 배아 배양사 쟁탄전이 벌어진다고 합니다.

한 의료업계 관계자는 다이아몬드에 “환자가 오지 않아 망한다는 말은 듣지 못했지만, 배아 배양사를 확보하지 못해 망했다는 얘기는 비교적 들린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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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술이 좋은 배아 배양사는 연봉이 2000만 엔~3000만 엔(약 2억 180만 원~3억 280만 원)이나 됩니다. 의사보다 더 벌기도 합니다. 불임 비즈니스가 낳은 스타 직업인 셈입니다.

같은 일에 2개의 자격이 병존하기에 대학도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오카야마 대학 농학부는 2012년 국립대학으로는 처음으로 배아 배양사 양성 특별 과정을 설치했습니다. 동시에 ‘생식 보조 의료 기술 교육 연구 센터’를 설립하고 의대와 농대 학부를 넘나들며 배울 수 있게 했습니다.

이 대학 관계자는 “의대가 있는 대학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배아 배양사 양성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실제로 간사이의 중견 대학 간부도 “배아 배양사 양성 과정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트렌드한 배아 배양사지만, 국가에서 자격증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일본 난자 학회’와 ‘일본 임상 배아 학자 학회’에서 민간 자격증을 주고 있습니다. 두 단체를 합병해 국가 자격증화 하는 방안도 나왔지만, 두 곳이 서로 양보하지 않아 요원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산부인과 의사들은 배아 배양사가 현장에서 담당하는 역할과 책임을 볼 때 계속 민간 자격증으로 하기엔 부담이 크다고 지적합니다. 이들은 의사와 동등하거나 또는 그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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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본에서는 불임 치료는 급증하고 있지만, 자격 등 제도적인 정비는 그에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다이아몬드는 “아직도 미발굴된 광맥”이라며 “각 선수들의 양심과 야망이 교차하는 치열은 싸움은 시작됐다”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