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후 귀향해 2년 동안 '수제 스포츠카' 만든 청년

황지혜 기자2018-07-1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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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어느 공원,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새빨간 스포츠카 한 대가 주차되어 있다. 새빨간 색깔, 낮은 섀시, 전투기를 연상시키는 유선형의 날렵한 몸체에 새의 날개처럼 위쪽으로 열리는 양쪽 문까지. 외형만 보면 어느 유명 스포츠카 제조사의 자동차 같다. 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차량의 엠블럼을 찾아볼 수 없다. 도대체 어느 회사에서 만든 자동차일까.

차의 주인은 만27세 청년 왕차오(王超). 이 스포츠카는 2년에 걸쳐 그가 손수 만든 ‘수제 스포츠카’다. 최근 동베이왕 등 중국 매체는 설계부터 제작까지 오로지 혼자만의 힘으로 자동차를 만들어 낸 20대 청년의 이야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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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하얼빈에서 태어난 왕차오는 어린 시절부터 자동차, 특히 스포츠카에 유별난 관심을 보이는 아이였다. ‘자동차를 그릴 수 있다’는 이유로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을 정도였다.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그 열정은 더욱 커졌다.

결국 그는 2012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코벤트리대학교 자동차 디자인 학과에 입학해 자동차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한 것이다. 4년간의 학업을 마치고 왕차오는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할 수 있었고, 학교에서 매년 8개씩 선정하는 최우수 졸업 디자인에도 그의 작품이 뽑혔다. 그는 “졸업 후에 ‘이름이 알려진 회사에서 네 디자인을 눈여겨 봤다’는 선생님의 전화도 받았다”고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한 왕차오가 선택한 건 취업이 아니라 귀국이었다. 그 해 8월 왕차오는 고향 하얼빈으로 돌아왔다. 자신의 손으로 멋진 외양의 수퍼카를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왕차오는 재학 중 생각해둔 디자인을 기반으로 차 앞 쪽은 전투기의 형태, 몸체는 물고기 모양을 본 뜬 스포츠카를 만들었다. 엔진을 제외하면 차체, 섀시 등 모든 부분을 스스로 제작해낸 것이다.

물론 작업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그 역시 “모든걸 ‘0’에서부터 시작하는 건 너무나 힘들었다”고 2년 간의 도전을 회고했다. 대학시절 자동차 디자인을 전공하긴 했지만 이론이나 디자인 외에 용접, 몰딩, 엔지니어링 등 갖가지 지식과 기술이 필요했다. 오로지 멋진 스포츠카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가 왕차오를 이끌었다. 사실 ‘스포츠카’라는 기준으로 본다면 차는 아직 미완성이다. 여느 수퍼카 같은 외관과는 달리 엄창나게 빠르게 달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보다 먼저 주행권이 없어 도로에 나가는 것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도전이 시사하는 바는 분명히 있다. 왕차오는 단순한 양산차를 만드는 일 보다는 창의력을 발휘하는 자동차 디자인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보수적인 디자인으로 단순한 커리어를 쌓기 보다는 더 많은 도전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영화 속 자동차 소품이나 어린이를 위한 전기차 등을 예로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1순위는 진짜 자동차다. 자동차를 만들되 좀더 ‘창의적으로’ 만들 수 있기를 꿈꾼다. 왕차오는 이후 자동차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직장에 입사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외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