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동굴 소년들 살린 ‘25세 전직 스님’

최현정 기자2018-07-0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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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이상 동굴에 갇혀 있다가 첫 번째로 구조된 태국 유소년 축구팀 소속 4명 중 1명이 아이들을 인솔하던 코치라는 방콕 언론의 보도가전해지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9일 태국 당국은 코치가 소년 넷과 함께 아직 동굴 안에 있다고 밝혀 해프닝이 됐습니다만 코치의 리더십은 여전히 화제입니다.

에카폴 찬타웡(Ekkapol Chantawong) 코치는 ‘야생 멧돼지’ 축구팀 12명 소년들을 살리기 위해 영양실조, 탈진과 싸워 왔습니다. 
지난 6월 23일 폭우가 쏟아지자 태국 동굴 깊숙한 안쪽으로 12명의 남학생들을 이끈 25세 축구 코치는 처음에는 그 행동 때문에 비난을 사기도 했지만, 가족들은 여전히 코치 덕분에 아들들이 살아 있다고 말합니다.

야생 멧돼지 축구팀 관계자에 따르면, 에카폴 씨는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보다 아이들을 더 사랑한다”라고 합니다. 학부모들은 “만약 그가 아이들과 함께 있지 않았다면 우리 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끔찍하다”, “우리는 그의 마음을 치유해야 한다. 나는 결코 당신을 비난하지 않을 것”이라고 현지 언론에 말했습니다.



에카폴 코치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몫인 음식을 내어주는 등 아이들을 돌보느라 힘겨워 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양실조에 걸린 에카폴 씨는 아이들이 동요하지 않게 명상을 가르치고, 소년들을 진정시켰습니다.

치앙마이 사찰에서 스님이 되기 위해 공부하던 에카폴 씨는 절을 나와 거의 곧바로 ‘야생 멧돼지’ 유소년 축구팀으로 들어왔습니다.

동생 같은 축구팀 소년들을 사랑으로 볼본 것은 그의 슬픈 개인사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는 10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마을에 질병이 돌아 7살 동생, 어머니, 아버지를 차례로 저세상으로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12살이 될 때까지 친척 집에서 보살핌을 받았지만 그는 “슬프고 외로운 꼬마”였다고 이모 움포른 스리위차이 씨가 호주 신문에 말했습니다.

친척들은 소년을 절에 보내기로 했습니다. 10년 간 스님으로 지낸 에카폴 씨는 태국 북부 국경지역 매 사이에 사는 병든 할머니를 돌보기 위해 절을 떠났습니다. 그 후 이 지역 학교에서 축구팀 코치를 시작했습니다. 선수들 중 많은 아이들이 소수 민족과 가난한 가정 출신으로 국적조차 없었습니다. 태국 국경 지역 거주자 중 상당수가 국적이 없다고 합니다.



에카폴 씨의 오랜 친구인 조이 캄파이 씨는 “그는 자신보다 더 그들을 사랑했다”라며 “그는 술을 마시지도 담배를 피우지도 않는다. 그는 자기 자신을 살폈고 아이들도 똑같이 하도록 가르친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금 그가 자신을 탓할 것이란 걸 안다”라고 말했습니다.

축구팀의 수석 코치인 노파라트 카타둥 씨는 축구 선수들이 학교에서 한 학년이 올라가면 옷이나 신발을 주는 시스템을 고안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또한 프로 선수가 되려는 아이들의 꿈을 이룰 수 있게 후원자를 찾는 일도 도맡아 했다고 전했습니다. 노파라트 씨는 “그는 아이들에게 자신을 내어주었다”라고 말했습니다.

태국 해군 구조대 측은 7일 페이스북에 소년들과 에카폴 코치가 가족들에게 쓴 편지 사진을 올렸습니다. 에카폴 씨는 노란색 줄무늬 공책에 사과문을 적었습니다.

“아이들을 잘 돌보겠다고 약속합니다. 모든 지원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싶고, 사과하고 싶습니다.”